중앙은행 총재들, '에이전틱 AI'가 초래할 금융 리스크에 일제히 경고등

요약:유럽중앙은행(ECB) 포럼을 기점으로 영국의 금융당국과 국제통화기금(IMF), 국제결제은행(BIS) 등 글로벌 금융기구 수장들이 '에이전틱 AI(스스로 목표를 설정해 행동하는 AI)'의 급격한 확산과 이에 따른 부채 리스크에 대해 선제적인 경고를 내놓고 있다.

유럽의 규제 당국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급격하게 발전하는 '에이전틱 인공지능(Agentic AI·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행동하는 AI)'의 속도를 규제 법안 제정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하며, 금융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가드레일)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세라 브리든(Sarah Breeden) 영국은행(BoE) 부총재를 비롯한 여러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에이전틱 AI가 시장 스트레스가 고조되는 시기에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브리든 부총재는 화요일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연례 포럼에 참석해 “결함이 있는 AI 모델이 시장 붕괴를 초래할 경우, 시장 전체의 거래를 제한하거나 중단할 수 있는 '서킷 브레이커'나 '킬 스위치(일시 정지 장치)'와 유사한 안전장치가 필요한지 고민해야 한다”고 반문했다.

현재 미국 기업들이 AI 투자와 첨단 프론티어 모델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반면, 유럽의 금융 시스템은 미국 주식 시장에 비해 AI 분야로 유입되는 자본 조달 채널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 상황에서 과도하게 신중한 규제를 도입할 경우 자칫 AI 기업들이 규제 부담이 적은 관할 지역을 찾아 떠나게 되면서 미국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이버 보안 및 금융 리스크 경고음 고조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역시 목요일 프랑스 매체 '레제코(Les Echos)'와의 인터뷰에서 AI 기술이 “중대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AI 모델의 고도화와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우리는 훨씬 더 심각한 위험에 직면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이 현상이 너무나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 이에 대응할 방어 수단과 필요한 자금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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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동시에 니킬 라티(Nikhil Rathi) 영국 금융감독청(FCA) 청장은 목요일 CNBC '스쿼크 박스(Squawk Box)'에 출연해 급변하는 AI 개발 시대에는 전통적인 방식의 규제 주기(룰메이킹 사이클)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라티 청장은 “기술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우리가 AI 분야에서 목격하고 있는 일부 혁신에 대해서는 이전과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라며 다음과 같이 부연했다.

“현실은 이러한 기술 중 일부가 이제 몇 주 또는 몇 달 단위로 진화한다는 점입니다. 법안을 만드는 전통적인 규제 주기는 단순히 그런 속도로 작동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새로운 도구를 고민해야 하며, 보다 협력적인 방식으로 시장과 함께 일하는 색다른 방식을 모색해야 합니다.”

중앙은행 총재들, 특히 유럽의 정책 입안자들은 과거 가상자산(크립토)에 대해서도 전통 금융 시스템을 교란할 수 있다며 이와 동일한 경고등을 켠 바 있다.

은행권, AI 붐에 따른 '거품 붕괴(Boom-Bust)' 위험 경고

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 6월 28일 AI의 “과열(exuberance)”이 중대한 금융적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BIS는 만약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긴축 정책을 강화할 경우, 이는 장기간의 과도한 위험 감수 행위 이후 “AI 관련 자산 가격의 가파른 조정을 촉진”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파괴적인 거시 금융 피드백 루프(상호 악영향)”를 촉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브리든 부총재 역시 부채 파이낸싱(채무 조달) 규모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하며 “따라서 우리는 AI 관련 자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금융 안정성에 미칠 파급 효과가 한층 더 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토비아스 아드리안(Tobias Adrian) 국제통화기금(IMF) 통화자본시장국장은 6월 30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실물 자산의 존속 기간(듀레이션)과 부채의 만기 구조 사이에 잠재적인 '만기 불일치(Maturity Mismatch)'가 존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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